연휴에 책과는 먼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오랜만에 정리를 하려고 하니 조금은 어색한 느낌이......
3부 여러 가지 형식
10. 여행기: 장소에 대한 글쓰기
사람과 장소는 논픽션을 지탱하는 두 기둥이다. 여행의 '전부'가 아닌 '일부'를 써라. 어떤 장소에 대해 처음 와본 사람처럼 느끼고 장소에 대해 그런 생각을 처음 해본 사람인 것처럼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순히 디테일을 모아놓아서는 독자의 관심을 얻을 수 없다. 디테일에 의미가 있어야 한다.
문체의 문제로 감상적이고 재미없는 상투어가 많이 쓰이는 글이다. 장소에 대해 잘 쓰려면 하나는 문체의 문제이고 또 하나는 내용의 문제이다. 먼저 단어 선택에 주의하자. 참신한 단어와 이미지를 찾도록 노력하자. 내용도 주의 깊게 가려 쓰자. 이야기를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이어도 좋고, 생생하거나 특이한 것도, 재미있거나 즐거운 것도 좋다. 유용한 역할을 하기만 하면 된다.
어느 장소건 그곳만의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만큼은 자주 가보아야 한다. 그 특별함은 대개 그 장소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조합된 것이다. 장소에 대한 글을 쓸 때는 그곳에서 최고의 것을 뽑아내려 노력하자. 결국 어떤 장소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은 인간의 활동이다. 누가 무엇을 하느냐가 그 장소에 나름의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 장소에 관한 글이 이미 많이 있다고 해서 주눅 들 필요는 없다. 여러분이 그곳에 대해 쓸 때까지 그곳은 여러분의 장소가 아니다. 광내기에 유의하자.
11. 회고록: 나에 대한 글쓰기
자신의 과거와 현재,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이나 가장 피하고 싶은 주제이기도 하다. 왜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에 대해 쓰는 데 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학생들에게 자기 삶에 대해 써도 된다고 가르치자. 스스로에게 자신에 대해 써도 된다고 허락하자. 여러분 스스로를 위해 쓴다면, 여러분이 바라는 독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자기 삶에 대한 글은 물론 나이와 관계가 있다. 그렇지만 글쓰기라는 육체적 행위는 나이와 상관없이 강력한 탐색의 과정이다. 과거를 뒤지다보면 꼭 필요한 순간에 딱 들어맞는, 잊어버리고 있던 사건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기억은 여러분의 다른 샘이 모두 말라버렸을 때 언제나 좋은 소재가 된다.
자아는 건강한 것이고 자기 본위는 방해물이다. 자신감과 즐거움을 가지고 자신에 대해 쓰자. 하지만 사람, 장소, 사건, 일화, 생각, 감정과 같은 모든 디테일이 이야기를 꾸준히 밀고 나아가게 하자. 논픽션의 형식 가운데 회고록만큼 인생의 온갖 드라마와 고통, 유머, 의외성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는 형식은 없다.
회고록이라는 형식이 힘이 있는 것은 초점이 좁기 때문이다. 인생 전체를 다루는 자서전과는 달리 회고록은 인생 전체를 바탕으로 하되 그 대부분을 무시하고 한 부분으로 데려간다. 회고록을 쓰려면 생각을 좁히자. 회고록은 인생의 요약이 아니라 삶을 들여다보는 창이다. 선택적이라는 점에서는 사진과 아주 비슷하다. 좋은 회고록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 삶의 편집자가 되어야 한다. 흩어져 있는 기억과 가물가물한 사건들에 이야기의 형태와 구성을 부여해야 한다. 회고록은 진실을 창조해 내는 기술인 것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소리, 냄새, 노래 제목 등 어떤 종류의 디테일이든 삶의 한 부분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되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회고록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 바로 그것을 쓴 사람이기를 바란다. 인생의 고개와 골짜기에서 글쓴이가 무엇을 배웠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회고록, 일지, 일기, 편지 같은 개인적인 글을 부지런히 쓰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했다.
개인사를 쓸 때 여러분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쓸 수 있도록 허락하자. 그리고 그 일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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