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석조공산
무치에서 문치로
이튿날 나친은 북경으로 향하고 건륭과 기윤 일행은 산동성 남쪽의 요지인 제녕으로 향하였다. 가는 길에 기윤과 건륭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건륭은 나친이 무른 것이 걱정이 된다고 하였다. 기윤은 자신의 어린 시절 치기가 부끄럽다고 하였다. 그러다 가는 길에 수박을 수레에 나르는 왕씨 삼 형제를 만나 민심이 어떠한지를 건륭은 들었다. 거기서 은왜라는 여인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에게 평음에서 내일 묘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건륭은 평음에 머물기로 하자 기윤은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을 하였다.
평음에 도착한 건륭이 미복 차림으로 다시 나갈려고 하자 기윤이 현령을 불러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하였다. 건륭은 <사고전서>를 집필할 생각을 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기윤을 기용하고자 한다고 말하여 기윤은 더없이 기쁘기 여지없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고 때가 되면이라고 건륭은 말하였다.
정계선이 늦게 찾아오자 건륭은 자신을 패륵이라고 하고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계선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는 중 다시 한번 은왜라는 여인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리고 북경으로 압송 중인 노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정계선은 노작이 자신과 같은 동년배로 그가 여자로 인해 그리 된 것 같다고 말하였다.
사교의 포교현장
다음날 새벽 건륭 일행은 길을 나섰다. 가는 길에 만둣국을 파는 도둑발 누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건륭은 만둣국을 먹으러 가겠다고 하였다. 건륭은 관제묘 여기 저기를 구경하였다.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류통훈이 신격화되어 이야기꾼의 소재가 되고 있었다. 연극 무대 앞의 수많은 인파를 보고 건륭은 만둣국을 먹으러 가기로 하였다. 도둑발 누님은 건륭 일행을 환대하며 그에게 이런저런 음식들을 내놓았다.
밖에서 세명의 사내가 들어와 건륭의 자리를 탐내자 도둑날 누님이 달래 옆자리에 앉게 하였다. 하지만 입맛이 떨어진 건륭은 자리에서 일어나고 은자 한 정을 꺼내 주었다. 이에 세 형제는 은자에 대해 시비를 걸고 뺏으러 했다. 이에 건륭이 만류하고 나서면서 그들은 싸움이 붙고 시위들이 삼 형제를 패게 되었다. 삼 형제는 그들의 일행인 백호회를 들먹이며 나갔다.
그때 연화보좌에 앉은 은왜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건륭이 가까이 다가가려 하나 기윤이 이를 말렸다. 그리고 기윤은 관제묘 앞에서 약을 나눠주고 있다며 잠깐 들렀다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였다. 포교를 하고 있는 이는 보고 기윤이 놀라워 하자 옆의 노파가 그를 두둔하였다. 건륭은 그들이 나눠주는 종이를 받고 읽어보았다. 건륭은 일지화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다 말을 잘하는 그에게 의심을 내려놓았다. 사실 역영이 남장을 하고 포교활동을 하고 있었다. 사실은 류통훈이 모든 길을 막고 경계하는 바람에 발이 묶인 일지화 일행이었다. 그때 천막 쪽에서 소란이 일고 홍삼이 나타나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그 기회를 노려 일을 꾸미려는 역영이 그쪽으로 가 홍삼을 죽였다. 건륭은 역영 쪽을 보고 있다 그녀가 여인임을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하여 그들을 연행하라 고함을 질렀으나 이미 그들은 도주를 하고 없었다.
사건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어 가자 정계선은 건륭을 찾아왔다. 건륭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백호회 홍방이 성행한 이유를 묻고 작년에 온 정계선의 책임만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건륭은 통행을 해금하고 이를 류통훈에 알리게 하였다. 그리고 은왜를 보자고 하였다.
역시 건륭은 미인에 약하다니가요. 순방에 빠지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미인을 만나는 것이니 말이예요. 나중에 이 일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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