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헝의 최후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계선도 죽고 군기대신들의 물갈이가 현실이 되고 있는데 그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5부 운암봉궐
자녕궁에 핀 웃음꽃
건륭은 기윤과 이시요에게는 우민중에게 지의를 전하게 하고 아계에게는 푸헝에게 들러 위로하고 지의를 전하게 하고 조후이와 하이란차를 만나보라고 하였다. 류용에게는 산동순무 국태의 사건을 조사할 준비를 해 눈이 멎으면 출발하도록 하였다. 류용은 바로 떠나겠다고 하였으나 건륭은 도찰원어사 전풍을 만나보고 충분히 준비가 된 후 3일 후에 가도록 하라고 하였다.
궁전을 나선 건륭은 왕렴이 준비한 단화를 신고 왕렴만 데리고 자녕궁으로 향하였다. 건륭은 어린 태감들이 노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 하였다. 눈길에 미끄러진 왕렴이 자책을 하자 건륭은 자연스러운 거라고 웃었다. 자녕궁 앞에는 총관태감 진미미가 태감과 시녀들과 함께 마중을 나와 있었다. 건륭은 왕렴에게 비밀리에 노새 두 마리를 준비하라고 하고 류용더러 변복하고 나오라고 하라고 지시하였다.
건륭이 안으로 들어가니 태후를 비롯한 정안태비, 십황숙 복진, 황후 나라씨, 귀비로 승격된 위가씨, 뉴구루씨, 진씨, 왕씨, 금가씨, 궁녀들이 있었다. 건륭이 들어가자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태후더러 <홍루몽>에 니오는 가모같다고 말하며 자신은 곧 갈거라고 하였다. 눈이 내려 류용과 함께 민가를 살펴보러 가야겠다고 하였다. 태후는 <홍루몽>이 금서라고 하던데 황제가 읽었냐고 물어보고 건륭은 자신이 읽어보니 거슬리는 부분이 없었다고 말하였다. 건륭은 금서 운운하는 풍조가 자신의 대응으로 바로 잡힌 것 같다고 하였다. 황후 나라씨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어 분위기를 살렸다.
태후는 류용에 대해 궁금해하고 건륭은 군기대신으로 중용하여 흠차로 외차를 보낼 계획이라고 말하였다. 태후는 부찰황후가 류통훈에 지극정성이었다고 말하며 한번 얼굴을 보아 주복사이가 가까워지면 좋겠다고 하였다. 나라씨는 자신의 아들이 옹기가 허약하여 건륭이 태자 인선에 마음을 두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있어 심정이 좋지 않았다. 건륭은 우민중도 군기처로 입적시키고 화신과 이시요도 군기처 문턱을 넘게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태후는 세관수입 보고로 자녕궁 장방을 드나드는 화신의 모습을 보니 영리한 정도가 지나쳐 좀스럽기까지 한 것 같다고 말하며 군기처 신하들이 미꾸라지 하나에 흙탕물을 뒤집어쓰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 하며 걱정하였다.
건륭은 내무부 재정이 튼튼해진게 화신덕이라고 말하고 숭문문 관세와 의죄은제도에 대해 이야기하며 태후를 안심시켰다. 건륭은 저녁을 황후에게서 받겠다고 말하고 작별인사를 하였다. 이때 십오황자 옹염, 오황자 옹기, 팔황자 옹선, 십일황자 옹성이 나란히 병풍을 돌아 나오고 있었다. 그들의 웃는 얼굴은 건륭을 보자 굳어졌다. 건륭은 황자들 하나하나 지적하며 엄하게 훈계하였으나 위가씨의 소생 옹염은 꼬투리 잡을 것이 없었다.
건륭이 자녕궁을 나오니 왕렴이 옷을 한 아름 안고 기다리고 있었다. 건륭이 미복할 수 있도록 준비한 것이다. 건륭은 태감들에게 비밀 엄수를 당부하고 신무문으로 나와 류용을 만났다. 건륭은 금방 설경에 매료되었다. 호수에 있는 사람들이 무얼 하는지 궁금해했다. 류용은 근시라 대답을 하지 못하고 왕렴이 당직시위들이 미끄럼을 타고 노는 것 같다고 대답하였다. 언젠가 어떤 시위가 미끄럼을 타지 못하자 봉천으로 보내버리셨다는 말도 왕렴이 덧붙였다. 외성까지 도착하니 장터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들은 장터를 구경하였다.
멀리서 거민들에게 숭문문 세관에서 은 자 두 냥씩과 죽을 준다고 토지묘로 오라는 소리가 들렸다. 건륭은 화신이 이재민들을 생각하고 바로 행동하는 것을 보고 흡족해 하고 류용도 그를 달리 생각하였다. 류용은 이것은 원래 순천부에서 할 일인데 하며 곽영년이 얼굴 빨개지겠다고 말하였다. 류용이 저 앞에서 오고 있는 화신을 알아보고 말하니 건륭은 한쪽으로 비겨서 골동품가게 앞에서 서성이며 화신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건륭은 주인이 다가와 맞아주니 안으로 들어가 골동품을 구경하였다. 화신도 동향광의 그림이 있다는 소리에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그림을 본 화신이 모조품이라고 말하였다.
가게를 나가려던 화신은 건륭을 알아보자 류용이 나서 얼른 화신을 알은 체를 하며 건륭의 신분을 용 도련님이라고 말하였다. 이에 화신은 무릎 꿇어 인사를 하고 건륭은 모조품인지 어찌 알았는지 물었다. 화신은 모조하는 법이 갈수록 교묘해지나 인장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였다. 화신은 진열대에 있는 다른 물건들도 진위를 따져 주었다. 건륭과 류용이 가게를 나서자 화신도 따라 나왔다. 북옥황묘를 나선 그들에게도 급히 말을 달려오는 사람이 있었으니 관세아문의 세리 거수였다. 거수는 죽을 끓이는 천막에서 순천부와 자신들 간에 싸움이 붙었다고 말하였다.
하례
화신은 건륭의 눈치를 보며 자세히 말하도록 종용하였다. 순천부에서 거칠게 나오고 순천부에서 자신들이 천막을 칠테니 다른 데로 천막을 옮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거수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하였다. 순천부 호총인 사람이 삽으로 눈을 죽가마에 집어넣으니 굶주린 백성들이 달려들어 호총의 뺨을 때리고 되고 순천부 졸병들이 나서고 기민 수백명이 달려드니 쥐어터지고 짓밟히고 했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기민들을 말려서 지금은 대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건륭은 순천부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화신은 되러 자신들이 잘못 한 것은 없는지 되물었다. 화신은 거수를 먼저 보내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이르고 화신은 건륭에게 폐하의 신하로써 얼굴 붉히는 일 없이 잘 처리하겠다고 하고 떠났다. 류용은 그런 화신을 보고 건륭에게 칭찬을 하였다. 건륭은 류용에게 군기처로 돌아가 순천부 부윤에게 이번 폭설로 인한 재해상황을 파악하여 대책마련을 서두르라는 지의를 전달하라고 하였다. 그리고 저녁에 상으로 황후가 곰국을 내린다고 하니 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하였다.
화신이 토지묘로 오니 쌍방은 아직 대치중이었다. 호아무개가 열몇 명의 아약을 데리고 저마다 손에 군곤이며 형구를 들고 기세등등하게 천막을 노려보고 있었다. 천막 옆에는 숭문문 세리들이 흙탕물이 엉겨 붙은 얼굴로 호아무개 무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화신은 류전을 찾았으나 그는 다른 일로 자리에 없었다. 화신은 자신의 직책을 말하며 상대의 대장을 찾았다. 화신은 소리를 높여 기민들을 구제하는 일을 순천부에서 통제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였다. 화신은 또 이들이 양선자민이라고 말하며 그들을 가엽게 여기지 않고 죽가마에 눈을 퍼 넣다니 하며 훈계와 절절한 호소를 하였다. 기민들이 화신을 부모관이라고 떠받들고 나섰다.
화신이 황제를 알현하고 오는 길이라는 말에 호극안은 무릎 꿇어 용서를 빌었다. 화신은 너그럽게 이해하고 죽을 나눠주라고 하였다. 굶주린 백성들이 목청을 높여 폐하를 칭송하는 시를 낭송하였다. 화신이 자신이 건륭을 만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니 조만간 크게 중용될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군기대신들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 들일 방편을 생각하였다. 순천부 부윤이 오는 것을 보고 화신은 거수를 시켜 은자 다섯 냥을 넘기지 않게 주안상을 봐놓으라고 하였다.
집으로 돌아온 화신은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류전이 화신을 보고 소리쳐 화신의 귀가를 알렸다. 둘째 부인 장이고와 화신이 이모라고 부르는 오씨가 마중을 나왔다. 화신은 방 안으로 들어가 부인 풍씨의 기색을 살폈다. 화신의 부인 풍씨는 대학사인 영렴의 손녀였다. 지금은 출산 후 산후조리 중이었다. 장이고와 오씨가 저녁상을 들여오자 그들은 저녁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쟁이가 아이가 크게 출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알렸다. 이십사황숙의 세자 복진이 왔었다는 소리에 화신은 세자에게 부탁한 이이의 이름에 대해 물었다. 풍씨는 풍신은덕이라는 이름을 세자가 지어주었다고 말하였다.
화신은 섬서 삼당진에서 자신을 구해준 은인 모녀를 북경으로 데려와 함께 살고 있었다. 오씨는 세자 복진이 2천 냥을 놓고 갔다고 말하였다. 화신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말하였다. 장이고가 낮에 산동순무 국태가 보낸 사람이 기다리다 갔다고 하였다. 화신은 또 오면 물건을 받지 말라고 당부하였다. 해녕이라는 사람이 귀주성 양도로 있다가 봉천지부로 발령받아 지나다 들렸다고 하였다. 화신은 해녕이 함안궁 동학이라 늦게 와도 알리라고 하였다. 화신은 자신이 크게 발탁될 것 같다고 말하며 각별히 행동을 조심하라고 일렀다.
화신을 오씨를 따라 동쪽 뜰에 있는 오씨 방으로 향했다. 안에는 열두 살 오씨 딸이 있었다. 하녀에게 아이를 데리고 나가 놀라고 하고 그 둘은 의논을 하였다. 화신은 군기대신이 대가족의 마름 격이라고 말하며 국태가 보낸 사람이 가져온 것을 보여달라고 하였다. 화신이 뚜껑을 여니 작은 상자 세 개가 들어있었다. 첫 번째 상자는 전국시대 고검으로 이사의 유물로 백은 10만 냥짜리 물건이었다. 두 번째 상자는 금 대여섯 근의 금 벼루였다. 세 번째 상자는 비단 주머니에 통주 동관둔 화원별장 한채, 논밭 3천 2백 무, 소작농 120가구, 축생 3천 마리가 들어 있는 마구간을 득남 선물로 준다고 되어 있었다. 은자 50만 냥에 달하는 것이었다.
화신은 놀라워 하고 모두 합치면 은자 80만냥 짜리라고 말하였다. 화신은 총독과 순무들을 일방의 제후라고들 하는 뜻을 알 것 같았다. 자신이 형부에서 지나는 말처럼 국태의 가인들에게 유리한 말을 했을 뿐인데 이 같은 '하례'를 받아도 괜찮은지 생각하였다. 대단한 요구를 할게 뻔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화신은 오씨에게 일단 물건을 잘 챙겨놓으라고 하고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주고 무리수가 따를 것 같으면 돌려보내야겠다고 말하였다. 오씨는 숭문문 세관에서 임자 없는 유재 7만냥을 보관했는데 아직 주인이 없는 눈먼 돈이 된 것 같다고 자신들이 5천 냥 정도 썼다고 이야기하며 나머지는 돈놀이를 하면 좋을 것 같지 않냐고 말하였다. 화신은 그 돈으로 오씨 명의의 전당포를 차려 운영하라고 하였다. 오씨는 자신이 도망가면 어쩔 거냐고 말하였다.
대답 없던 화신이 누님이라고 부르며 오씨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 둘은 그렇게 어수지락을 맺게 되었다. 화신은 자신의 부인들을 못마땅하게 말하며 가족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게 좋을 거라고 말하였다. 밖에서 류전의 부인이 화신을 찾았다. 해녕이 왔다는 것이다. 화신이 정방을 나서니 중년의 사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해녕은 화신에게 대인 반열에 올라 문후라도 여쭈어야겠다며 아부를 하였다. 해녕은 자신이 떠난 귀주양도 자리에 자신의 처남을 앉혀주기로 했는데 손사의가 이순영이라는 자를 앉혔다는 것이다. 자신의 처남이 알아보니 이순영이 도춘낭이라는 기생을 사다 손사의에게 선물을 줬다고 하고 이순영이 이시요의 사촌이라고 들었다고 하였다.
화신은 손사의와 이시요가 한 가랑이를 차고 있다고 말하였다. 해녕은 처남을 데리고 순무아문을 찾아갔더니 양도 자리에는 군공이 없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이순영이 이부와 병부의 공신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제 북경에 와서 이부와 병부에서 확인하니 이순영이라는 이름 석자조차도 없었다고 하였다. 화친왕부에 하소연을 하니 손사의가 영 아니라고 말하며 상주문을 써 보내면 자신이 직접 폐하께 올리겠다고 하였다는 것이다.
푸헝의 유언
봉강대리에 군기처, 친왕들 사이의 갈등을 부추길 수 있어 화신은 조금 조심스러웠다. 해녕은 손사의가 창부를 소실로 들이고 푸헝이 미얀마에서 군량을 보내라고 할 때 묵은 잡곡만 운송했고 빼돌린 백미는 춘황 때 고가로 팔아 은자를 착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귀양지부 요청한은 손사의의 심부름꾼에 불과했는데 어느 날 현령자리에 앉아있더라고 하였다. 손사의가 광주총독으로 부임하는 이시요를 위해 집관청을 신설하여 혈세를 탕진하고 이시요의 생일날 황금 2백 냥을 하례로 선물했다는 것이다.
화신은 자신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생각을 하고 그건 모두 죄가 아니라 착오일 수 있다고 말하였다. 그러면서 손사의이라는 터럭대신 이시요라는 가죽을 벗겨내면 된다고 말하였다. 해녕은 이시요와 척을 진 적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말하니 화신은 그래서 공정하고 냉정하게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말하였다. 건륭이 이치쇄신에 골몰하니 이시요를 탄핵했다는 것에 문책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하였다.
해녕은 이시요가 고아주의 공행을 조행을 조직했다 해산시키고 해산시켰다 다시 조직하는 수법으로 많이 챙겼다고 하였다. 폐하가 공행을 해산을 명했는데 이시요는 공행을 해산한 적이 없다고 해녕은 말하였다. 화신은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여 공정하고 냉정하게 상주문을 화친왕에게 올리라고 말하였다. 그러면 자신이 군기처에서 관보에 올리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해녕은 유포로 싼 보자기를 펼쳐 보였다. 빙편, 사향, 등에 300백 냥 정도 되는 종이꾸러미가 있었다. 화신은 돈은 그냥 노자로 가져가라고 하였다.
그날 저녁 건륭은 황후 나라씨 처소에서 저녁수라를 들었다. 귀비 뉴구루씨, 위가씨, 금가씨, 진씨, 왕씨 등이 시중을 들었다. 건륭은 이제 후궁들이 나이 들어 볼품없어지니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후궁들은 건륭이 여전히 정력이 넘치는 것을 칭찬하느라 난리였다. 위가씨가 백성을 생각하는 마음에 건륭은 기뻐했다. 위가씨는 자신의 어려웠던 처지를 생각하지 않고 눈을 보며 좋아하는 자신을 죄스러워하였다. 건륭은 그런 위가씨를 닮아 옹염이 질박하고 사치를 멀리한다고 칭찬하였다. 진씨가 나서서 다른 황자들도 칭찬하였다. 옹선마마의 시를 윤계선의 딸이 흠모한다는 말을 하니 건륭은 그 둘을 인연 맺어주기로 하였다.
건륭은 진씨의 녹두패를 뽑고 싶었으나 월사중인 것 같아 위가씨의 패를 뽑았다. 후궁들은 건륭이 나가자 뿔뿔이 흩어졌다. 왕치는 나라씨의 침대를 정리하고 이불을 펴놓았다. 왕치와 나라씨의 관계는 오래되었다. 나라씨는 옹기에게 그 약을 먹여 볼까 이야기를 하고 왕치는 그 약을 너무 많이 먹어 화친왕이 내린 희자들과 어수지락을 즐기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말하였다. 약을 끊고 몸조리를 천천히 하면 차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하며 황후로써 다른 이들도 다 황후의 아들이라고 친자를 고집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고 하였다. 왕치는 이미 폐하께서 계위조서를 작성하여 정대광명 편액 뒤에 있는 금합에 들어 있다고 말하였다. 옹린황자일 거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하였다. 고운종이라는 자가 시중을 들었다는 것이다. 황후는 창백해졌지만 곧 옹린도 자신의 아들이라며 되는 대로 살아야겠다고 하였다.
건륭은 위가씨의 처소에서 있었다. 왕렴이 옥황묘에서 본 그림을 사다 놓겠다고 말하자 본전에 웃전 5백냥을 얹어주고 가져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황후가 자신의 출궁 사실을 어떻게 아냐고 추궁하였다. 왕렴은 자신은 혓바닥을 놀리지 않았다고 하고 위가씨가 나서 태감들은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있다고 말하였다. 위가씨는 자신이 살이 너무 찐 것을 염려하자 건륭은 순응하여 순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복을 부를 법이라고 말하며 넷째와 열일곱째가 늠름하고 듬직하다고 칭찬하였다.
위가씨는 회부의 화탁이라는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며 천하절색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하였다. 건륭은 조후이의 군사들에 의해 포위당해 그 아비가 처녀를 입궁시켜 화친하려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위가씨는 건륭의 성총이 유난한 것 같은 자신의 아들 옹염과 옹린 두 아들을 떠올렸다. 보위쟁탈전을 생각하니 위가씨는 공포스러웠다. 건륭은 중간에 눈을 떠서 후궁들에게 전 같은 애욕이 생기지 않는 것이 몸이 너무 노곤한 탓인지 후궁들이 늙고 볼품없어 싫증이 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부의 화탁 처녀가 과연 미색이 절륜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하지만 수이허더가 혼자 있어 화탁들의 잔꾀에 넘겨야 몇 만 대군이 눈밭에 묻혀버린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해졌다.
건륭은 스르르 잠이 들었다. 푸헝이 들어 곽집점 회부를 소통하고자 하자 건륭은 아계를 보내자고 하였다. 흔쾌히 그리하자고 하며 푸헝은 복강안 세대에 자리를 빼앗기기 전에 마지막으로 전쟁터를 종횡무진 누비고 놀아와 상서방에 물러앉고자 한다고 하였다. 푸헝은 이제 가봐야 한다고 하며 재주를 알려면 10년을 지켜보아야 한다며 군기처에 새로이 입직한 여러 신인들을 유심히 살피어서 옥석을 가려내셔야 한다고, 이는 사직의 기수와 관련된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였다. 건륭은 화들짝 놀라 일어나며 자신이 꿈을 꾼 것에 안도하면서도 불안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위가씨가 다가와 몸단장 시중을 들었다. 건륭은 왕치가 원명원으로 갔으니 왕렴보고 앞으로 자신의 시중을 들라고 명하였다. 건륭은 자신의 규칙을 물어보고 왕렴은 첫째 절대 조정 대사를 캐묻지 말 것 둘째, 대신들과 사사로이 관계를 맺지 말고 기밀을 누설하지 말 것 셋째, 군주의 특별어명이 없는 한 경성을 벗어나지 말 것 넷째, 사사로이 시비를 논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국정에 대해 함부로 수군대는 자에 대해선 가차없이 주살한다라고 대답하였다. 건륭은 왕렴에게 태의의 금발탑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는지 알아보고, 푸헝네에 들러 병세가 차도 있는지 문안 올리고 조후이와 하이란차는 양심전으로, 전풍과 화신도 양심전으로 부르라고 명하였다.
바삐 나가던 왕렴은 눈길에 넘어져 엉덩방아를 심하게 찧어버렸다. 시위방에게 가서 회의가 있다는 지의를 전하고 푸헝네 집으로 간 왕렴은 단순 문안이기 때문에 복강안의 수행시위인 길보를 만나 지의가 있다고 조용히 아뢰었다. 조후이와 하이란차에게 양심전으로 들라는 지의가 있었고 푸 중당을 문안 여쭙고 오라는 하명이 있었다고 왕렴이 말하였다. 길보는 왕렴을 무시하며 두 군문은 윤계선 댁에 갔고 어르신은 지의를 전하는 게 아니면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했으니 주모를 뵙고 가라고 말하였다.
당아는 지의를 받고 왔다는데 어서 들라고 이르고 은자 스무 냥을 왕 공공에게 상으로 내리라고 하였다. 당아는 몸이 아파 문후 올리지 하고 푸헝은 어젯밤부터 상태가 악화되어 오늘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라고 하였다. 어젯밤 밤늦게 꿈에 폐하를 뵈었다며 눈물을 보이셨고 폐하께오서 보중하시라고 전하라고 하였다. 옆방에서 가인 호극경이 건너와 푸상이 깨어나셨다며 왕렴을 모시고 오라고 했다고 전하였다. 화청으로 건너간 왕렴은 핏기하나 없는 푸헝을 보았다. 푸헝은 자신이 의식이 있을 때 폐하께 아뢸 말이 있다고 상주문 쓸 기력도 없다고 말하였다. 왕렴은 전해드릴 테니 말씀해 보라고 하였다.
하나는 군국대사라고 하였다. 서북진영이 천산 대영, 몽고 차하얼 주둔군, 서안 대영, 준거얼 주둔군, 하미 주둔군 등 여러개의 주둔군을 통괄하여 통일된 지휘 아래 움직여야 한다고 하였다. 조후이와 하이란차는 명장이나 내지와 운남, 귀주, 서천 쪽에서 신망이 높을 뿐 버거울까 우려되고 당장 아계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폐하의 신변엔 아계가 한시도 자리를 비워선 아니 되는 실정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둘 중 하나에게 인마, 군량, 인사 내지 목을 칠 권한까지 내려 모든 권한을 통일시켜야 한다고 하였다. 명심해야 할 것은 회부의 회탁들과 준거얼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서북은 외국고의 접경이 길고 이슬람교를 신봉하기 때문에 결코 쉬운 전사가 아니라고 전해 주라고 하였다.
화탁은 이슬람교라 의리와 인정이 뭉친 민족이라 당근과 채찍을 겸용해야 한다고 하였다. 내지의 회민들도 잘 안무하여 안팎으로 책응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하였다. 화친왕이 우가의 예배사를 새로 단장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하였다. 천하 회민은 일가라는 말이 있으니 그들은 단결하고 마음이 일치하여 하나로 뭉쳐 있다는 이야기를 군국대사니 폐하에게 전해달라고 푸헝이 말하였다. 이치는 유서에 적어놓았고 보충하면 형옥과 전량 문제는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식으로 급히 서두르는 건 금물이라고 전해드리라고 하였다. 옆의 당아는 자꾸만 불안이 엄습해 왔다. 당아는 돌아가려는 왕렴을 불러 세우고 푸헝에게 말하였다. 군국대사를 대신 아뢰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자신이 나중에 글로 적어 올리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고 말하였다. 푸헝은 그렇다고 하며 왕렴에게 물러가라고 손사래를 치던 푸헝의 손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결단과 은폐
푸헝의 집을 나선 왕렴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당아가 자신의 짐을 덜어주어 고맙다고 생각하였다. 왕렴은 윤계선의 집으로 가 조후이와 하이란차에게 지의를 전달하러 가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을 하였다. 윤부 문정 초영감을 만나 이유를 설명하니 직접 들어가 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왕렴이 안으로 가 기웃거리고 있는데 하이란차가 알은체를 하였다. 왕렴은 두 군문에게 양심전에 들라는 지의가 있다고 전하였다. 화신이 있다는 소리에 왕렴은 함께 들라했다고 말하였다. 왕렴은 화신에게 지의를 전했다.
화신이 양심전에 오니 이미 회의가 시작된 뒤였다. 건륭이 그런 화신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화신은 윤계선의 상사를 도와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하였다. 건륭은 화신에게 이제 대신이니 체통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시요는 보고서를 건륭에게 올렸다. 조후이, 하이란차, 아계, 기윤, 우민중, 류용과 이시요가 자리에 있었다. 이시요는 회부의 곽집점을 준거얼의 아무얼싸나에 패배했다고 무시해서는 안되고 서북의 지리가 그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하였다. 우민중이 나서서 말하니 기분이 상한 이시요는 일관된 목소리를 유지하며 그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이시요는 군량을 계산해 보고 내년 봄에 전면공격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였다. 이시요는 군을 한 곳으로 모아 군량의 운송비를 줄이는 방안을 이야기하였다. 아계는 기병들의 장거리 습격에 가을이 나을 것 같다고 하였다. 이시요는 곽집점에게도 유리하다고 하였다.
우민중은 수이허더에게 들었는데 봄에 설수로 행군이 어렵다고 하더라나 무슨 발상이 그리 괴기하냐는 말을 이시요에게 하였다. 이시요는 우민중이 역겨웠다. 이시요는 다소 높아진 언성으로 봄에 출병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테니 유리하다고 하고 사막이니 괜찮다고 말하였다. 조후이와 하이란차는 이시요의 의견에 동조하였으나 공격 개시일을 늦추자는 편에 들면 오해를 살까봐 두려웠다. 건륭은 아계, 조후이, 하이란차 보고 바로 군중으로 가 내년 봄에 속전속결로 회부를 진압하라고 하였다. 지금이 11월인데 내년 봄이면 너무 시간이 촉박하였다. 그들은 목석처럼 굳어버렸지만 반대를 하지는 못하였다. 조후이와 하이란차는 건륭의 흥을 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조후이는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조후이가 전략을 이야기하고 하이란차가 맞장구를 쳤다.
아계는 병부와 호부의 관원들을 불러 긴급회의를 소집할테니 군수지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라고 말하였다. 건륭은 조후이가 선봉에 서고 하이란차가 뒤를 받쳐 승전고를 올려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건륭은 아계, 이시요, 두 장군들에게 물러가게 하고 조후이, 하이란차의 아들들에게 삼등차기교위를 상으로 내려 건청문의 삼등시위로 들인다는 지의를 전하도록 하였다. 건륭은 재해복구와 내년 봄 종자씨앗 보급, 그리고 춘위 시험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 일을 기윤, 우민중, 이시요에게 맡기겠다고 하였다. 건륭은 산동순무 국태 사건을 이야기하였다. 건륭은 전풍을 불러 기윤, 우민중, 류용, 화신을 소개하였다. 건륭은 전풍을 소개하였다. 두광내와 동년진사로 고항, 왕단망, 러얼진 사건도 이 친구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말하고 국태도 가장 먼저 의혹을 제기했다고 소개하였다.
건륭은 류용을 흠차로, 화신을 부흠차 자격으로 전풍과 함께 셋이 산동으로 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하였다. 건륭은 국태는 뿌리깊은 나무로 부자간 십 수년을 봉강대리를 역임해 왔으니 전국적인 파장이 불카피 하니 가능한 최소화 시키도록 하라고 하였다. 속전속결로 하고 혹 이 사건과 관련이 있으면 이 자리에게 이실직고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하고 잠시 자리를 비웠다. 화신은 혼란스러웠으나 옛날 일을 생각하고 불어선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잠시 후 돌아온 건륭에게 우민중이 전풍이 참핵한 사람 중에 우이간이라고 자신의 사촌아우가 있다고 아뢰었다. 건륭은 모두 이 사건과 추호의 혐의도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하고 산동이 대설이 내리고 있다고 하니 지방관들이 재해복구에 힘쓰도록 하라고도 하였다.
류용은 역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고 역전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다고 말하고 화신은 숭여 류용에 뜻에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하였다. 전풍은 국태와 우이간은 산동뿐만 아니라 경사에도 인맥이 있을 것이 분명하니 기밀이 누설될까 걱정이니 경사의 산동순무아문의 연락소를 봉해야 하고 역관을 통해 오는 서찰도 검열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건륭은 기윤더러 군기처 명의로 병부에 발문하여 역관에 지시하여 검열에 호응하게끔 해주라고 하였다. 화신은 숭문문 세관 차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였다. 이일로 공백이 생기면 안 되니 후임을 정하고 떠나도록 해달라고 화신이 말하자 천천히 하자고 건륭이 말하였다. 화신은 시간이 어찌 될지 모르니 후임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니 건륭은 복강안이 말한 내무부 사무관 수거를 서리로 하면 되겠다고 하였다.
서화문을 통해 자금성을 나온 세사람은 산동순무아문 경사 사무소를 어찌할지 의논하였다. 류용이 순천부에서 표를 내어 전부 연행하여 감금시키거나 그들을 감시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였다. 전풍은 감시하여 연락을 못하게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였다. 화신은 기밀이 새어 나갈 테니 그들을 풍기문란죄로 처넣은 것은 어떠냐고 하였다. 전풍과 류용은 그 방법이 군자다운 방법은 아니나 무난한 방법 같아 그리 하자고 하였다. 류용은 화신에게 순천부에 전하고 형부 공문결재처로 오라고 하였다. 화신은 세관에도 들러 오겠다고 하고 떠나갔다.
화신은 숭문문 아문에 도착하여 류전에게 복강안이 천거한 수거가 오면 하라는 대로 다 하라고 지시하였다. 화신은 자신의 수레에 류전을 불려 들여 국태의 물건에 대해 의논하였다. 류전은 입 닦고 모른 체 하면 된다고 말하였다. 화신은 국태가 보낸 놈이 자신이 흠차 자격으로 외차를 나간다는 소문을 듣고 난리법석을 떨면 어쩌나 걱정하였다. 그들은 청방 우두머리 요천령을 매수해서 3만 냥을 그자와 반반 나눠가지고 여차하면 처리하고 혼자 3만 냥을 가져도 된다고 하라고 하였다. 류전이 그자가 누군지 어떻게 찾냐고 하니 아마 집에 와 있을 거라고 하였다.
흠차의 위세
화신의 추측대로 한무리의 경관들이 화신의 집에 와서 화신을 맞이하였다. 류전은 그 속에서 그자를 발견했다. 류전이 그자에게 다가가 이름을 물어보았다. 산동순무아문에서 전량을 담당하고 있는 모조휘라고 하였다. 류전이 보내온 물건은 겉봉도 뜯지 않고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고 말하자 그는 화를 내며 국태의 백만 냥을 화신이 받았다고 소리치겠다고 하였다. 류전이 그를 술을 마시자고 하며 달래며 화신이 이미 순천부에 산동순무아문 경사 주재소를 봉쇄하라는 지의를 전달하러 갔다고 말하였다. 모조휘는 놀라워 하자 그를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화신은 정실부인 방으로 가 자신이 남행길에 오르게 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오씨 방으로 건너가 류전이 필요한 6만 냥을 내어주고 이모님 앞으로 10만 냥을 떼어줄 테니 언제든 쓰라고 하였다. 가무는 장이고가 하자는 대로 하라고 하였다. 오씨는 집에 남은 돈은 돈놀이를 하기로 했다고 하였다. 씀씀이가 커져 감당할 수 없을까 봐 걱정하였다. 탁자 위에 있는 봉투를 보고 화신이 류전더러 하나도 손대지 말고 그대로 돌려주라고 하라고 하였다. 돈을 안 받았다 하여 어려운 사연이 있어도 모른 척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전하라고 하였다.
순천부에 가니 곽영년이 마중을 나왔다. 화신은 아부하는 그에게 기분이 좋아서 머리를 끄덕였다. 곽영년은 기방 기생들의 잡아 그들의 이름을 불게하고 마구잡이로 잡아들이고 돈을 내면 내보내곤 한다고 하였다. 곽영년이 북옥왕묘에 있었던 일을 해명하려 하자 화신은 같이 잘 지내보자고 하였다.
주재소를 봉쇄하고 화신은 국태의 사서함에 들어있는 서찰을 전부 챙기고 곧장 형부아문으로 향했다. 형포청 당관 형건업을 만나 류용과 전풍에 대해 물으니 후당에 있다고 하였다. 후당으로 가니 류용, 전풍, 우민중, 기윤, 이시요 등이 자리해 있었다. 복강안과 호부 낭중 곽지강도 있었다. 팔선탁 위에는 먹음직한 음식들이 있었다. 류용이 먹기 시작하니 사람들은 따라서 수저를 들었다. 예송영행을 위해 마련된 자리인지라 먹는 척 시늉만 하였다. 류용이 일어나니 다들 물러났다.
우민중이 우이간을 걱정하니 류용은 공과 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전풍도 독립문호한 사이이니 우중당의 풍절을 엿볼 수 있다고 하였다. 우민중이 복강안이 오면 아뢸 말이 있다고 했는데 뭐냐고 곽지강에게 말했다. 자신을 다 존중해 주는데 익숙한 복강안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복강안이 아뢰라는 말에 곽지강이 수이허더에게서 자문이 왔는데 도로 보수비로 은자 20만 냥을 조달하고 군비까지 합쳐 65만 냥을 보내달라고 하였다고 말하였다. 무호 양모에서 자문을 보내왔는데 병사들을 동원하는데 필요한 은자 5만 냥을 빌린 적이 있으니 돈을 갚아달라고 한다는 것이었다. 기윤은 자문을 대충 읽어 보고 우민중에게 건넸다. 기윤은 자신은 잘 모르니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쪽이 나을 것 같다고 말하며 이시요에게 물었다.
이시요는 누군가 자신에게 눈먼 돌을 던지려 한다는 소식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당면 문제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시요는 서둘러 보내야 하고 65만냥도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일단 45만 냥을 보내고 병사들을 잘 먹여 그들을 동원하면 어떻겠냐고 말하였다. 기윤은 고개를 끄덕이고 복강안도 아버지 푸헝의 이시요에 대한 칭찬을 생각하였다. 우민중은 나서서 먼저 40만 냥만 보내자고 하였다. 우민중은 복강안의 심기를 긁어 복강안은 표정이 굳었다. 내심 불쾌해진 기윤도 복강안에게 의견을 물었다. 복강안은 자신이 군사 5백 명에게 5만 냥을 쓰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다시 우민중이 놀라며 걱정하였다. 복강안은 예의를 갖춰 우 중당에게 2만 폭도들을 제압하기 위해 병사들에게 은자를 두둑이 상으로 내려 최선을 다해달라고 통사정을 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복강안은 벌떡 일어나 문을 박차고 나갔고 그 호극경이 말을 대령하였다. 화신은 따라 나와 화를 참으로 하고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말하였다. 화신은 황후마마도 안계시고 푸상이 병중이라 각박한 인정 세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하였다. 우이간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그럴 것이라고 화신이 말하였다. 복강안은 화신에게 우이간의 뒤를 철저히 캐내라고 말하며 폐하께 아뢸 말씀이 언제든 이야기하라고 하였다. 화신은 자신도 직주권이 있다며 차사에 진력하겠다고 하였다. 복강안은 화신의 표정을 어두어서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푸헝의 유언이 전달이 되지 않고 있네요. 서역 군정에 아계가 파견되고 군기처에 없으니 왠지 불안해집니다. 화신이 얼마나 많은 일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갈지 걱정이 되는군요. 이 시 요의 결말이 어떨지도 궁금합니다. 관원들이 다들 깨끗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울 뿐입니다.
2023.11.04 - [분류 전체보기] - 이월하(얼웨허) 제왕삼부곡 완결판 <건륭황제 13> 양광총독의 귀경, 기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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